사진 생활/풍경, 식물, 사물

밤 하늘.....

K모군 2011. 10. 5. 01:20

별 찍으러 갔다가 실패한 사진



이젠 완연한 가을이네... 겨울이 한발짝씩 다가 오는구나..
해가 점점 짧아진다... 8월에 비하면 참 많이 짧아졌다..
어릴 때부터 밤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..
어렸을 때.. 그 아이가 "오빠, 밤 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지?" 라는 말에 모르면서 "알아" 라고 했었다..
밤이 아름답다란 걸 처음 느꼈을 때가 중3이었던가...
그 날은 그 아이와 늦게까지 있다가 데려다 주고 집으로 가는 길..
그 아이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올라 밤 하늘을 올려다 보는데... 그 느낌은 정말...
고요함 속에 수 놓여진 반짝임이 선율을 이루어 내 귓속으로 파고 드는 느낌이었다...
그 느낌은 평생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었다..
라디오를 듣는 것과 잠 만이 전부고 아무것도 없는 어둠 속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느꼈을 땐
첫 눈이 하얗게 내린 날, 발자국이라곤 전혀 없는 하얀 처녀지에 첫 발을 내딛는 마냥 설레고 신기했다..
그 이후로 학창시절에 새벽 2시 이전에 잤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..
하루는 6시까지 안자다가 학교 가야지.. 하다 잠깐 잠든게 오후 1시까지 자서... 내 인생 첨으로 땡땡이를 쳤었다...
그때는 라디오 틀어놓고 그냥 방에서 밤 하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았고 행복했는데...
지금은 뭘 이리 바라는게 많아졌는지...
행복이란 것에 조건을 왜 이리 달려고만 하는건지...
요즘도 누군가가 떠오를 때면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들고선 강가로 나가 밤 하늘을 올려다 보지만
답답한 마음만 든다... 바보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... 예전 같은 설레임보다는 그리움이 하늘에 가득 하다...
그래도 밤이 좋다... 나이가 한살 한살 들어가면서는 잠들기 바쁘지만,
모두 다 잠들어 있는 시간에 깨어 혼자만의 적막감이 온몸을 감쌀때 난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..
그래서 밤이 긴 겨울을 더더욱 좋아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...
영원히 좋아할 것 같다..

만약, 사랑이란 걸 다시 할 수 있는 행운이 나에게 찾아 온다면 밤의 아름다움을 아는 멋진 사람이라면 좋겠다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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